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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정권의 지난 반년 성적표
[2012-06-22, 00:13:47] 온바오   조회수:2166
김 진 무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작년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이 권력이 승계한지 6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김정은은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최고사령관 등 당ㆍ정ㆍ군의 최고위직에 추대되면서 공식적으로 북한의 최고권력자가 되었다. 그런데 지난 6개월 동안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의 행동은 아버지 김정일과는 많이 달랐다. 김정은은 젊고 유럽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다는 점과 과거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정일과는 달리 주민들과의 격의 없는 스킨십을 보여주는가 하면 김정일이 생존 시에 한번도 하지 않았던 대중을 향해 연설을 하면서 인민생활 향상을 언급하는 등 통치스타일의 변화를 보였다.

그러나 이는 포장이었다. 김정은 정권이 지난 6개월 동안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모습에서는 변화의 모습을 읽기가 어렵다. 우선 대내적으로는 ‘전국에 총소리를 울려라’고 하면서 탈북자 단속 및 처형 등 사회통제 강화, 숙청 확대 등 정권 보위에 주력하고 있고 친인척, 빨치산 2-3세대 등 늙고 수구적인 인물들을 권력 핵심에 중용하였다. 또한 군인들을 대거 당과 정부의 요직에 등용하고 군부대를 집중 방문하는 등 선군정치 강화 의지를 나타냈다.

더하여 북한은 김정일의 유훈을 강조하며 “김정일 장군님께서 제시하신 정책을 한 치의 드팀도 없이 무조건 끝까지 관철할” 것이라고 하면서 대내외정책에 있어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였다. 지난 4월 13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하고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3차 핵실험 준비를 강행하는가 하면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정된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시하면서 핵무기 완성이 김정일의 유훈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김정은 등장 이후 북한은 대남 군사위협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다.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은 조문과 관련해서 “증오의 피가 끓는다”고 하면서 비난을 시작한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연평도 포격전의 몇천배 징벌’, ‘전면전쟁’을 위협하는가 하면 “민족반역의 무리들과 내외 호전광을 매장하기 위한 거족적인 성전에 진입할 것”이라고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지난 4월 23일 북한은 최고사령부 특별작전행동소조라는 조직이 “대남 특별행동이 곧 개시될 것”이며 “모든 도발 근원들을 불이 번쩍 나게 초토화해 버릴 것”이라고 극단적인 위협을 가하였다.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0주년 기념 군사퍼레이드에서 김정은이 행한 깜작 연설에서 ‘인민생활 향상’을 언급했지만, 사실은 김정은의 연설 대부분이 ‘정치군사강국’, ‘수령결사옹위’, “인민군대를 백방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었고, 인민생활에 대한 언급은 단 몇 줄에 불과하였다. 또한 김정은이 공개활동 중 인민대중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과거 김일성이 권력기반이 취약하던 시절에 리더십 강화를 위한 ‘인민대중들 속으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지난 6개월 동안 김정은은 새로운 변화보다는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북한은 최고지도자 개인숭배, 절대독재를 특징으로 하는 수령제를 포기하지 않는 한 절대로 변화할 수 없으며, 최악의 경제난 등 체제위기 상황을 타개하려면 개혁과 개방이 필요하다. 그러나 김정은이 수령제를 승계한 이상 급변하는 세계화시대에 내부적으로는 주민들의 자유를 억압하고 외부로부터 고립되는 선택의 길밖에 없다. 그리고 이러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고 남한과의 군사적 긴장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젊은 지도자 김정은은 북한의 모순을 빠르게 학습하면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할 가능성은 있으나, 곧 그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수령제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도 알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과 핵심 엘리트들은 수령제 유지가 자신들에게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는데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면서, 결국은 현상유지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 등장 6개월 동안 우리는 아직은 한반도에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에 기초한 대북관은 위험하고 또한 시기상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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