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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과거 20년, 미래 20년 그리고 온바오
[2012-08-26, 22:32:31] 온바오   조회수:5421
▲ 동아시아 지도를 중심으로 한 위성지도 갭처
▲ 동아시아 지도를 중심으로 한 위성지도 갭처


한중수교! 과거 20년, 미래 20년 그리고 온바오
대한민국 공산주의자가 본 개혁1번지, 광둥성
사회주의식 계급과 사회적 차별
한중 수교 20년, 양국 상생의 역사
한중관계 발전의 일등공신, 조선족 동포
코리아타운 형성과 침체기
한중 관계, 미래 20년
서울 명동의 베이징 왕징화
국가경쟁력, 기업이 아니라 시장
중화권 금융신경망을 대비해야
중화인 상술의 손바닥 위에 노는 한민족
서부가 아니라 동부에 집중해야
한글로 천하를 들어 손 위에 올려놓다



2012년 8월 25일. 한국과 중국이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20년을 돌아보면 중국 자국을 비롯해 한중 양국간의 관계의 발전은 일사천리로 내달려왔다. 지난 1999년부터 현재까지 광저우, 연변, 선양, 베이징 등 중국 현지의 주요 도시에서 거주하며 중국의 발전을 직접 목격했고 한중 관계의 변화를 체험해왔다. 본인의 개인적 견해를 바탕으로 지난 한중관계 20년을 돌아보고 향후 20년 아시아의 미래를 예측해보았다.

지난 2006년 8월 1일 중국 전문 한글사이트인 온바오닷컴을 개통하고 10만여 개의 뉴스와 정보를 매일 생산하고 보도하며 정리한 생각이다. 하지만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본 내용은 본인의 개인적 시대인식이자 온바오의 시대인식이기도 하다. 한중관계의 발전적 미래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해 정리했다.


대한민국 공산주의자가 본 개혁1번지, 광둥성

지난 1999년 광저우에서 중국생활을 시작했다. 20대 공산주의자였던 본인은 무엇보다 중국 인민들의 생활이 궁금했다. 이론적, 사상적으로만 접했던 사회주의 이론과 공산주의 사상을 중국은 어떻게 구현하려 했으며 덩샤오핑의 원바오(温饱) 정책이 현실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궁금했다.

당시 북한은 수십만의 아사자가 발생하던 시절이었고 한국은 IMF라는 경제적 위기로 홍역을 치른 상황이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개방 1번지' 광둥성의 중국 인민들 생활을 유심히 관찰하며 사회주의 이론과 사상, 중국정부의 정책을 현실 속에서 검증해보려 했다.

당시 가장 발전이 빨랐던 선전, 광저우에는 농촌에서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취직을 해서 생활이 안정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거리에서 노숙자 생활을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루는 거리의 걸인이 식사를 하는 장면을 유심히 관찰했다. 60대 노인으로 보이는 걸인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도심의 거리 한켠에 앉아 하얀 쌀밥에 닭고기를 얹어 먹고 있었다.

거리의 걸인조차 쌀밥에 고기를 얹어 먹을 정도면 덩샤오핑의 원바오 정책은 현실 인민들의 생활 깊숙이 반영되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고 매년 연초 때마다 신년사를 통해 인민이 이밥에 고깃국 먹는 사회를 만들자고 노래를 불렀으나 백만이 넘는 인민이 굶어죽었다. 당시 북한 주민들은 살기 위해 중국 동북지역으로 탈출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았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은 인민의 계급적 착취와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만인의 평등을 강조한 과거 사회주의 정책이 실현하지 못했던 인민의 의식주 문제를 해결했다. 북한의 2,500만 주민이 산 속에 들어가 나무껍질을 벗겨먹고 있을 때, 13억 중국인민은 쌀밥에 고기를 먹었다.


사회주의식 계급과 사회적 차별

시장주의 경제를 받아들인 중국에서 본인은 과거의 사회주의 흔적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과거 사회주의 이론과 정책이 현실 인민생활 속에 어떻게 구현됐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생활하며 본인은 사회주의적 계급과 차별을 목격했고 중국이 사회주의 나라라면 한국은 공산주의 단계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결론을 얻었다.

인민들의 기호품인 술과 담배에 대해서 양국의 상황을 비교해 보았다. 중국에는 당시 공장 근로자 한달 월급과 맞먹을 정도의 비싼 담배가 있는가 하면 담뱃잎을 직접 말아피우는 연초까지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었다. 고가에 팔리는 담배는 과거 고위 관료들을 위해 생산됐던 것이며 시장경제로 바뀌면서 가진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반면 한국은 사장도, 근로자도, 농민도, 도시 서민도 2000원 안팎의 담배를 피웠으며 사회적 여론이 무서워 고가의 차별화된 담배를 만들 엄두조차 못냈다.

중국 사회 곳곳에서 이와 같은 사회주의식 차별 현상을 발견했다. 영화관에서, 기차에서, 학교에서 어디에서든 과거에 관료를 위한 자리가 있었다. 영화관이나 기차에서 아직도 있는 '롼워'는 과거 관료를 위한 자리였다. 이같은 자리는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바뀌면서 정치적 서열에서 경제적 서열로 바뀌어 '복무'하고 있다.

지난 20세기 하반기의 역사를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중국 사회의 정치적 서열은 부패와 가난을 낳았지만 덩샤오핑의 개혁과 개방으로 경제적 서열 위주의 사회적 패러다임이 바뀐 후 번영과 발전을 낳았다. 물론 빈부 격차라는 사회적 문제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과거처럼 굶어죽는 인민은 더 이상 없다.

중국의 근대사를 돌아보면 중국은 독자적으로 자기 역사를 개척해온 나라이다. 사회주의 혁명도, 국가 건설도 그리고 개혁개방도 자기 실정에 맞는 자기식 발전 노선과 정책을 세우고 실천한 나라이다. 그래서 과거 구소련과 중국은 달랐다. 마오쩌둥의 사상과 덩샤오핑의 이론과 정책의 공통점은 바로 자기 실정에 맞는 노선과 정책을 고집하는 주체성이다. 북한의 자기식 발전을 논하는 주체철학은 중국의 사회주의 혁명 과정에서 주창된 마오쩌둥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한중 수교 20년, 양국 상생의 역사

중국이 시장주의경제로 전환하고 자본주의식 산업화에 집중하던 시기, 중국에게 있어 한국은 이미 산업화에 성공해 '한강의 기적' 이룬 나라로 밴치마킹의 대상국이었다. 한국전쟁 후, 잿더미만 남은 나라가 30여년만에 눈부신 경제적 발전을 이룬 한국처럼 발전할 수 있다면... 산업화에 성공해 철강, 중공업, 섬유, 건설, 전자 등 2차 산업 전분야에서 수출로 부를 축적한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발전모델이었다.

특히 한국은 유사 이래 중국 지역에서 세워진 나라에 조공을 받치며 언제나 머리를 조아린 속국이었다. 1950년 한국전쟁 당시만 하더라도 중국이 북한을 도와 참전한 나라가 한국이었다. 전쟁의 포화로 잿더미만 남은 것을 실제 목격한 나라가 한국이다. 그런데 88 서울올림픽을 통해 본 한국은 그야말로 천지개벽의 기적을 이룬 나라였다.

덩샤오핑의 실사구시 철학은 인민경제를 살 찌우기 위해서는 과거 이념과 사상도 초월케 했다. 중국 자체 발전의 욕구에 따라 한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했으며 자기 발전의 요구에 따라 1992년 8월 한중 양국은 정상적 관계를 수립했다.

중국 산업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한국기업을 꼽으라면 포항제철, 즉 현재의 포스코이다. 산업화의 재료는 강철이다. 강철이 없이 견고한 산업화의 인프라를 구축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한국 산업화 발전 과정에서 탄생한 그룹으로 포스코의 기술과 노하우는 중국의 산업화에도 전략적 기여를 했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포스코는 현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중국은 포스코를 통해서 강철을 생산해 견고한 공장도, 도시도, 제품도 짓고 만들 수 있었다. 한편, 포스코는 자체의 기술과 노하우를 요구하는 새로운 국가 고객을 만나서 새로운 부를 창출할 수 있었다.

지난 20년 동안 한중 경제관계의 대표적 사례는 포스코이며 또한 포스코와 같은 경제적 관계를 성립한 한국 기업이 중국 제조업 분야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 정부는 한국이 중국시장에서 수백억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는 한국기업이 중국경제에 그만한 가치와 역할을 제공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국 기업이 중국시장에서 벌어가는 액수만 보고 그 가치와 역할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한중 양국의 경제 관계는 시장경제의 수요와 공급의 궁합이 맞아서 급속도로 발전한 것이지 이념과 사상의 궁합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 인근에 중국이라는 급속도로 발전하는 거대 시장이 형성된 덕분에 IMF, 금융위기 등의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당시, 중국으로부터 벌어들이는 달러가 없었다면 지금과는 전혀 다른 경제적 상황에 놓여 있을 것이다. 최근 3년 동안 우리는 한중 교역에서 400억 달러의 흑자를 내고 있다. IMF 당시에도 200억 달러의 흑자를 냈다. 당시 전국민이 '금 모으기' 운동을 했지만 대중국 흑자에 비하면 무시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한중 양국의 경제 관계, 20년을 돌아보면 정치적 이해와 요구가 다르고 이념과 사상이 달라도 실사구시적 차원에서 국가간 수요와 공급의 궁합이 맞으면 상호 이득이 되는 관계를 맺고 발전할 수 있다는 역사적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중관계 발전의 일등공신, 조선족 동포

한중 수교 20주년을 논하는 자리에서 아무도 조선족 동포를 거론하지 않았다. 왜 일까? 중국 정부기관도, 중국 기업도,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도 조선족의 입과 행동을 통해 소통을 했다. 한중 관계가 형성되는 곳에는 중방측 혹은 한방측의 지위로 조선족 동포가 자리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기업이 일본과 미국에 비해 뒤늦게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면서도 급속도로 시장을 파고들 수 있었던 힘도 조선족 동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중간의 정치, 경제, 문화 등 국가 전반의 양국 교류장에는 우리 조선족 동포들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만약 중국이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펴지 않고 구소련과 같이 민족 말살 정책을 폈다면, 만약 우리 조선족들이 우리 말과 글을 보존하지 않고 재일동포와 같이 우리 말과 글을 잊어버렸다면 지난 20년 한중 관계의 발전이 가능했을까?

물론 과거 조선족 동포들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국 교육을 받아서 현대적 문화와 문명에 익숙하지 않고 글로벌 마인드를 갖지 못한 한계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우리 동포들이 처한 현실이었으며 그 이상의 요구는 비현실적 바램에 불과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들은 동포들에 대한 기준을 현실이 아닌 희망사항에 두고 있었다. 반면 동포들은 조국에서 온 친척으로 봤으며 잘 사는 친척이 형편이 안 좋은 친척을 당연히 도와야 한다는 비경제적 관점으로 대했다.

이같은 모순이 부분적으로 모순과 갈등을 낳기도 했다. 또한 자본주의적 사회발전으로 인해 일부 동포들은 과도한 욕심을 내서 현지 사정에 어두운 한국인 사업가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거의 반세기 가까이 교류 없이 살아온 한 민족간의 재회의 자리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였으며 부분적, 주변적 문제였지 전체적, 핵심적 문제는 아니었다. 한중 관계 20년 동안 조선족 동포의 역할과 기여는 빼놓을 수 없는 중대한 사항이다. 조선족 동포를 빼놓고 지난 20년을 논할 수 없으며 미래 20년도 논할 수 없다.


▲ 중국 코리아타운 1번지, 선양 시타
▲ 중국 코리아타운 1번지, 선양 시타
 
코리아타운 형성과 침체기

한중 수교 후, 한국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에 장기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늘어나게 됐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문화적 동질성을 갖고 있는 조선족촌으로 몰려들었으며 중국 주요 도시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됐다.

물 설고 낯 선 타국에서 보는 한글 간판이 반가웠고 연변의 된장맛이 고향의 구수한 맛을 선사했다. 타국에 와서도 된장맛과 꼬추장맛을 잊지 못하는 한국인들은 현지 한인식당으로 모여들게 됐으며 기존의 조선족촌에 한국인이 보태지면서 코리아타운이 형성되게 됐다.

코리아타운은 제조업 기업을 경제적 근간으로 하고 재중한국인과 조선족 동포를 구성원으로 삼아 중국 현지의 주요 도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한민족 문화, 경제적 커뮤니티이다. 중국 현지의 코리아타운은 중국 진출 한국기업의 생활 공간이었으며 중국시장 진출을 시험하는 시장이었다.

코리아타운은 낯선 타국의 문화와 경제를 단계적으로 접할 수 있는 '차이나 인큐베이터' 혹은 '베이스캠프'였다. 또한 제조업 뿐 아니라 서비스업의 수출 기지이기도 했다.

과거 코리아타운의 핵심 키워드는 한인단체, 한인식당, 한글매체 등이었다. 인터넷이 활성화되기 전까지 중국 현지의 한국인과 조선족 동포는 코리아타운의 식당에서 우리식으로 식사를 하고 소주잔을 기울이며 정보와 인정을 나누었으며 한글 정보지를 통해서 현지의 정보를 흡수했다. 또한 한인단체를 통해 한국인으로서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고 생활적 요구를 해결하려 했다.

하지만 중국이 제조업시대에서 서비스업시대로 발전하면서 한국 제조업 기업들이 빠져 나갔다. 이에 따라 기존에 형성됐던 코리아타운의 경제적 기반이 붕괴되면서 침체기를 맞고 있다.


한중 관계, 미래 20년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과거 20년을 논하며 미래 20년을 논하는 자리와 글이 많이 있다. 하지만 미래에 대해서 핵심적 사항을 논하는 내용은 없었으며 근년들어 보도됐던 뉴스기사를 스크랩 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한중 미래 20년의 역사를 결정 짓는 관건은 북한과 FTA이다. 현재 동아시아의 국제 체제와 질서 아래에서 한중 관계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더 이상의 질적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국제 체제와 질서에 따라 새로운 역사가 가능해 질 수 있다. 동아시아의 새로운 맥이 형성되는 핵심 지역은 한국도, 중국도 아닌 북한이다.

한중 관계가 급속도로 발전해왔다고 하지만 한반도 분단 이전 상황으로 돌아간 것은 아니다. 중국으로 통하는 통로는 섬나라 일본이나 우리나 다를 게 없다. 북한과의 전면 교류가 실현되면 서울에서 평양, 신의주, 단둥, 선양을 거쳐 베이징까지 기차를 타고 달릴 수 있다.

이는 한국의 시장이 중국 동북3성을 비롯해 중국 북방지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동아시아의 전체적 관점에서 북한과의 관계 변화를 예측하지 않고 남북의 문제와 별개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의 한계로 가까운 미래의 변화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국가 장래를 정확히 점치지 못하고 있다.

한중 미래 20년의 최대 변화는 육로 개통과 전면교류, 이에 따른 시장통합이다. 이같은 미래적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 서울 시민을 비롯해 중국, 일본 관광객으로 새로운 활기를 찾은 서울 명동
▲ 서울 시민을 비롯해 중국, 일본 관광객으로 새로운 활기를 찾은 서울 명동
 
서울 명동의 베이징 왕징화

중국경제의 발전 덕분에 한중 양국의 대중 경제 수준이 비슷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한중 양국의 민간 교류가 대등한 쌍방향으로 발전하며 활발해지고 있다.

중국 관광객이 서울 명동의 주요 소비층으로 형성되고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 외국인이 찾는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가 추가되면서 다국어 지역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중국 대중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 여행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며 한국이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중국인에게 한국이 일차적 여행국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관광객에 이어 중국 관광객까지 추가되니 서울의 시장경제에 새로운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이는 한국경제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알려주는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제주도 등 외국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도시와 지역은 베이징의 왕징과 같은 코리아타운을 닮아갈 것이다. 역으로 이제는 중국 코리아타운이 국내로 확대되는 방향의 발전이 펼쳐질 것이다.

왕징의 코리아타운은 한국인, 중국인 그리고 기타 외국인이 모여 사는 다국적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생활문화, 상품, 서비스 등 다국적 생활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중국인을 위주로 외국인이 모여사니 일상적으로 다언어를 사용하게 되는 국제적 지역으로 발전했다.

서울 명동의 매장에서 상품을 한글 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왕징 코리아타운에서 이미 보편화된 현상이다. 이제는 규모와 질적으로 새로운 차원에서 이같은 융합이 확대되는 동아시아 시장의 통합이 시작된 것이다.

한국 서비스기업은 명동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평가를 받고 중국 코리아타운으로 확대해서 중국 내수시장을 파고들게 될 것이다. 중국 현지 기업은 코리아타운을 통해서 평가를 받고 글로벌 업체로 확대하게 될 수 있다.

반면, 중국 현지 한국공공기관도, 한국기업도 현지 코리아타운을 외면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현지에서 생활적으로 의존하면서 인식적으로 부정을 한다. 왜? 국제시장에서 '한국'이라는 타이틀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며 코리아타운을 자기 체험의 인식 범위에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일 3국을 위시해 러시아, 몽골 등 동아시아 미래는 중국 주요 도시의 코리아타운에서 이미 구체화됐음을 인지해야 한다. 이곳이 바로 미래 20년에 대한 구체적 방안을 세울 수 있는 구체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동아시아 미래의 창이다.


국가경쟁력, 기업이 아니라 시장

한중 수교 후, '따이공(보따리 장사)'이라는 현대판 보부상 대열이 형성됐다. 관세의 벽을 피해 소규모 무역상이 활발한 교역활동을 펼쳤다. 근년들어 따이공은 사라지고 중국 관광객이 명동 시장을 누비고 있다.

한편, 중국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의 핵심 사안 중 하나가 현지화이다. 이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이 아니라 현지 기업이 되겠다는 뜻이다. 즉, 중국에 진출해서 현지화된 기업이 한국 경제와 직접적 관계의 고리는 약해지고 있다.

세계화 시대의 다국적 기업은 말 그대로 국적이 없는 기업이다. 한국에서 탄생한 기업이라고 해도 해외에 진출해서 세운 기업은 그 나라의 기업이지 한국기업은 아니다. 따라서 기업이 국가경쟁력이 되는 시대, 기업이 국부를 창출하는 시대가 아니다.

이제는 기업의 선진화, 국제화가 아니라 시장의 선진화, 국제화를 시대적 화두로 삼아야 할 시대에 접어들었다. 국가라는 지역적 공간과 떨어질 수 없는 것이 시장이다. 중국 관광객이 서울 명동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을 쇼핑하고 있다. 세계적 브랜드의 명품을 서울 롯데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에도 있는 명품을 서울, 홍콩, 싱가폴에서 가서 구입하고 있다. 이것이 곧 시장의 경쟁력이다.

서비스업 시대의 꽃은 공장이 아니라 시장이다. 중국인에게 서울 시장의 상품은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이 우수하고 디자인이 좋다는 평을 받는다. 서울에서 판매되는 상품이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대도시에 오면 가격이 훨씬 비싸진다. '한국' 상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의 인식이 좋기 때문에 가능하다.

한중 교역에서 이제는 우수한 기업을 키우기보다는 우수한 시장을 키워야 한다. 하나의 생활권, 하나의 시장으로 변화하는 동아시아 미래에 국부 창출을 위한 핵심 전략은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시장의 국제화를 위해 목적의식적으로 서울에 차이나타운, 재팬타운 등이 형성되도록 하고 이곳에서 중국인과 일본인이 부를 창출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즉, 중국인과 일본인이 서울에서 돈을 벌게 되면 자연히 중국과 일본의 소비자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며 국제적 맞춤 서비스, 감성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

중국인과 일본인이 서울과 제주도, 부산 등 주요 상권에 투자를 하게 하고 돈을 벌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 명동의 노른자 땅을 중국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해서 명동이 중국의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반면, 베이징의 현대자동차는 한국의 것이 아니라 중국의 것이다. 세계화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식구조를 세워야 한다.

향후 수년내 한중간 FTA를 체결하고 단계적으로 실행에 들어갈 것이다. FTA는 한중 양국의 교역 방식의 새로운 변화이며 육로 개통은 양국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공간적 변화이다. 이같은 미래의 20년의 변화에서 미래의 화두는 시장의 선진화, 국제화이다.


중화권 금융신경망을 대비해야

중국경제 규모는 미국과 비교될 정도로 발전했다. 또한 세계에 진출한 중화인은 현지 시장경제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 주요 도시의 차이나타운은 다운타운의 상권에 위치해 있고 동남아 경제의 반 이상을 화교 경제권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도처의 화교 경제권이 하나로 통하는 금융신경망이 형성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삼으려는 노력도 이같은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를 중화권 경제가 지배하는 시대가 조만간 현실화될 것이다.

중국은 아세안과의 FTA를 실질화하기 위해 대동남아시장을 겨냥해 광시성, 윈난성에 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또한 동남아와 통하는 교통시설을 확충하고 있다. 이미 동남아 주요 나라의 시장은 화교들이 장악하고 광둥성 등 중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가져다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규모에 비해서 중국 본국에서 글로벌 중화경제권을 이끌만큼 리더십을 갖추지 못했다. 중국이 리더십을 갖추게 되면 급속도로 세계적 차원에서 중화권 금융신경망이 형성될 것이며 중화권 경제가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이같은 중화권 중심의 세계 경제에 대한 한민족 경쟁력을 준비해야 한다. 중화권이 상권을 장악하고 돈줄을 장악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려는 상황에 대비해 우리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민족 미래의 부를 보장할 수 있다.

중화권의 금융신경망에 대비해서 우리는 정보신경망을 구축해야 한다. 중화인이 세계의 상권을 장악하면 우리는 세계의 소비자를 장악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그 가능성을 조금씩 실현시켰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문화적 코드가 세계인에게 부분적으로 통하고 있다.

중화인이 금융의 실크로드를 만들어가면 우리는 정보와 문화의 실크로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이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할 때, 우리의 존재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으며 중화권 금융망과 상생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중화인 상술의 손바닥 위에 노는 한민족

근년들어 코리아타운 경기가 휘청하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남아 있는 사람들도 "오늘, 내일"하며 한숨을 쉬고 있다. 임대료가 올라서 유지하기조차 힘든 업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더이상의 차이나 드림은 없다.

시장이 가장 발달한 도시인 상하이에서 운영되는 한인 서비스 업체의 다수가 타이완, 홍콩 등의 건물에 세들어 운영되고 있다. 한중 수교 후, 한국인과 기업이 가장 많이 몰려든 도시인 칭다오 시내 한복판의 아파트단지에서 한인들이 밀려나고 있다. 중화권 건물에 세들어 살면서 한국인이 스스로 임대료를 올려놓고 스스로 밀려나고 있다.

베이징 왕징에 한국인이 적어도 1만명 이상 생활하고 있다. 1인 평균 한달 집세가 최소 2천 위안이다. 한달에 2천만 위안으로 계산하면 1년이면 1억 위안이 넘는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회사 사무실까지 합치면 왕징에서만 수억위안은 족히 될 것이다. 호경기든, 불경기든 돈을 버는 사람은 건물주였다.

한국기업의 중국 진출 과정을 돌이켜 생각해보면 가장 아쉬운 대목이 부동산이다. 기술과 자본을 투자할 때, 우리 대기업이 주재원 거주를 명목으로 아파트 단지나 빌딩을 세우는 조건을 내세웠다면, 그리하여 한국인이 모여 사는 아파트 단지를 우리 기업이 지었다면 '코리안 머니'는 코리안 커뮤니티에서 도는 자체의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대도시에는 화교성(华侨城)이 있다. 화교들이 지은 아파트, 빌딩이 밀집해 있다. 반면, 코리아타운의 건물주는 현지인 혹은 화교들이다. 과연 화교들이 자본이 많아서 건물부터 지은걸까? 화교는 부를 축적하는 지혜가 있고 경제적 협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요 도시에는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다. 서울로 치면 명동 같은 도심 한복판에 차이나타운이 형성돼 있는 반면, 코리아타운 시 외곽에 형성돼 있다. 화교들은 돈을 모아 건물을 장만하고 돈을 벌어서 확장을 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간다.

보스톤의 하바드대학 등 유명 대학의 1등은 중국인 유학생들이다. 한국인은 2등이다. 중국인이 1등을 차지하는 이유는 한국인보다 더 똑똑하거나 열심히 공부해서가 아니라 같이 공부해서 몰아주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같이 하지만 한국인은 혼자서 하기 때문에 개인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의 주도적 해외 진출 역사는 그렇게 길지 않다.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진행됐으며 그 이전의 해외 진출은 식민지 역사의 결과물이었다. 해외 진출 역사가 긴 화교에 비해서 우리는 아직 초보적 수준이다.

베트남 호치민에는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해 있다. 하지만 현지 주재원 및 한국인이 모여 사는 코리아타운 거주지는 화교 자본이 만든 신도시이다. 우리는 자기 기술, 능력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고 반면 화교 자본은 무대를 만들어 놓고 경쟁하게 한다. 즉, 그들은 시장에서의 승패에 상관 없이 돈을 버는 아이템을 장악하고 있다.


서부가 아니라 동부에 집중해야

미래 20년을 논하며 중국 서부, 내륙으로 가라는 주장이 많다. 중국 자체적으로 보면 대기업들도 많고 자본도 많이 축적했으니 외국기업의 힘을 빌지 않고 내륙 개발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외국기업들을 내륙으로 이끈다. 실제, 자국 기업도 가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이 산시성 시안에 대규모 공단을 세우기로 하고 투자를 약속했다. 베이징을 노크하다가 시안으로 간 것이다. 차라리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과 베이징 사이에 위치한 2선급 도시를 선택했다면 미래적 가치와 비전을 안고 시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에게 내륙은 유통망의 확대 지역이지 직접적 투자 대상지는 아니다. 향후 한중 20년의 시간 동안 지정학적 가치가 증대하는 지역은 '연암의 길'이다. 이 길은 역사적으로 반도와 대륙을 잇는 반도의 '실크로드'였다. 전쟁이든, 장사든, 외교든 할 것 없이 대륙과 반도는 이 길을 통했다.

향후 20년 북한의 '장성택식 개방'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반도와 대륙을 잇는 육로가 개통될 것이다. 따라서 서부로 간 삼성은 정책적 판단의 오류라고 볼 수 있으며 선양 북역에 백화점을 짓고 있는 롯데, 단둥에 아파트 단지를 세운 SK의 선택은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옳았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동부 연해안 지역의 주요 도시에 집중적으로 진출해야 한다. 특히 상하이 이북의 북방 지역 동부 도시들을 관심의 초점으로 삼아야 한다. 과거에 비해 만만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곳을 장악해야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 내륙은 중국 전체 경제규모의 30%도 안 된다. 현대 중국은 동부에 있지 미국과 같이 동부와 서부가 골고루 발전되지 않았다. 이같은 동서부의 불균형은 중국 스스로 해결해야할 과제이며 서부는 외국기업에게 있어 리스크가 있는 지역이다.


한글로 천하를 들어 손 위에 올려놓다

"한글로 천하를 들어 손 위에 올려놓다" 미래 20년을 준비하며 세운 온바오의 전략이자 비전이다. 어느 세월에 한국인 모두가 중국어를 배워서 중국을 경제활동의 무대로 삼을 수 있겠는가? 이는 불가능하다. 차라리 중국을 통채로 한글화해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 중국을 자유롭게 여행하고 저마다 원하는 것을 취하게 하는 길이 빠르다. 한글의 세계화를 통해 한민족의 문화적, 경제적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또한 한국을 통채로 한자화해서 중국인을 비롯해 한자문화권 나라의 사람들이 한국을 가까운 나라, 익숙하고 편리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아직은 동아시아 차원에서 일반 대중의 소통을 장악한 미디어가 없다.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아시아 버전의 구글이 필요하다.

자국 언어를 기반으로 형성된 포탈과 검색사이트는 국경을 넘지 못하고 국제적 마인드가 부재하다. 아시아인을 움직일 아시아 버전의 정보화 작업이 필요하다. 이미 구글이 이같은 작업을 착수했지만 영어화 작업에 비해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현지의 텃새가 만만치 않다..

아시아 차원의 정보 소통을 장악한 기업이 아시아인의 움직임을 주도하게 될 것이다. 중국에서 거주하는 한국인의 생활 영역은 반도와 대륙, 아시아의 중심지역이다. 이들의 정보에 대한 요구는 지리적으로 확대돼 있으며 이들의 요구가 미래 아시아인의 요구이기도 하다.

중국어 한마디 안 통해도 중국 현지인에게 길을 묻지 않고 목적지를 찾을 수 있고 오히려 현지인에게 현지의 길을 알려줄 수 있는 정보의 힘. 중국 현지의 제품을 시장에서 잘 팔리는 상품화하는 능력과 감각을 발휘할 수 있는 정보의 힘. 이는 한글 세계화로 가능하다. 이같은 작업은 당장의 이윤을 목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세월의 숙성을 거치면 천문학적 수치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하나 같이 늘 현실에 대한 불만을 안고 살아왔다. 하지만 돌아보면 우리는 세상이 놀랄만한 길을 걸어왔다. 불만이 많은 만큼 발전도 빨랐다.

이제 우리는 세계인보다 앞선 사고와 비전으로 미래를 준비할 때이다. 지척에 중국과 같은 큰 시장이 있다는 것은 금맥을 끼고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 주요 나라들이 선후로 산업화에 성공했다. 미래의 인민생활과 나라의 번영과 발전은 더 이상 밴치마킹할 대상이 없다. 선진 모델은 선진적 사고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난 20년, 우리의 중국사업을 돌아보면 성공한 한국기업은 자본과 기술을 가진 기업이 아니라 지혜를 가진 기업이었다. 전통적 개념의 국가관을 버리고 내가 있는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관, 즉 영토 중심의 국가관이 아니라 사람 중심의 국가관을 가지고 밝은 지혜와 따뜻한 인정으로 아름다운 한중 양국의 미래를 열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onbao@onbao.com)

<참고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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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디지털 유목민 No.1/온바오닷컴 부사장
김병묵 칼럼니스트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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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목록    [의견수 : 3]
 nanyi 2012.08.28, 02:36:02  
중국에 대한 이해결핍~
한국에 대한 과대망상~
지식인이라 생각했던 작가님의 글에 머리가 흔들리네요~
IP : 58.xxx.98.157
 GeeLine 2012.08.28, 14:06:22  
작가님 목적 달성하셨네요. ^^
원래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일들이 더 무섭고 세상을 바꾸는 법이지요..

잘 읽었습니다.
IP : 113.xxx.1.137
 만각 2012.08.29, 11:25:52  
삼성이 서안에 설립하려는 공장은 플래시메모리 공장입니다. 이러한 반도체 공장은 1) 인건비가 싸고, 2) 인력 수급이 용이하고 안정적이며, 3) 특히 공항이 가깝고 연중 운항조건이 갖춰져있어야 하며, 4) 중국 내부에서도 운송에 장애가 없는 지역이 좋습니다. 4) 그리고 중국의 특성상 정부의 협조와 우대조건 등도 살펴보아야 하지요.

동북지역의 경우 이 4가지 조건에서 모두 평균 이하 입니다. 삼성이 베이징 인근에 공장을 설립하려 했던 이유는 특히 2번과 3번 조건이 괜찮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4번 조건이 태클을 걸었고, 거기에 순응(?)할 수 밖에 없었지요.

기업가는 혁명가들이 아닙니다. 세상 어느 나라든 정권에 맞서 싸우면서 고집부리는 기업치고 성공한 기업이 없습니다. 또한 이런저런 정치 역사적 논리와 전망에 따라 특정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치고 오래가는 기업도 없습니다. 기업은 그렇게 움직여서도 안됩니다. 기업이란 일단 당면한 수익을 창출하여야 하고, 그것이 임직원을 살리고, 소비자를 위하는 길입니다. 누군가는 비난할 지도 모르지만 눈앞의 10원의 이익에 목숨을 걸어야하는 것이 기업인의 자세입니다. 거창하게 역사나 명분 같은걸 따지다가 수만 명의 밥줄을 위태롭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을 사는 사람들이 기업인들입니다.

얼마전 어느 미국계 보험회사의 임원을 만나서 식사를 했는데, 중국 지사의 보험왕 가운데 상위권은 늘 동북지역 사원들이 차지한다고 하더군요. 동북지역에 왜 그렇게 보험가입자가 많은지, 그리고 동북사람들은 왜 그렇게 소비성향이 센 것인지, 그 임원조차 의아해서 제게 물어보더군요. 롯데같은 경우는 그런 동북의 특성을 보고 들어간 것입니다. 이 기업은 속된 말로 "껌 팔아서 부자됐다"는 기업입니다. 사람들의 주머니 돈을 털어내는 것이 목표이지요. 삼성과 롯데는 성격이나 목표, 주된 타겟이 완전히 다른 기업입니다. 그 두 회사를 동일선상에 놓고 평가할 수 없습니다.

SK는 중국에서 부단히 '말아먹은' 기업이지요. 개인 역량은 최고 수준의 주재원들이 파견되고, 다른 어느 기업보다 중국에 공을 들이는데도 투자 대비 성과를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기업 임원 스스로도 그런 점이 부끄럽다고 털어놓더군요. 각자 너무나 잘난 주재원들이 파견되지만, 오히려 그래서 통합이 안된다는 지적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SK는 한국에서 대체로 '관'을 상대로 사업하고 성장해온 기업입니다. 독점적 이익을 한껏 누려온 기업이지요. 그러나 중국은 알다시피 외자기업에 대해 그러한 성장의 루트를 철저히 차단하고 있습니다. 그런 조건이 SK에게는 무덤이 될 만도 합니다. 주로 덩치가 큰 사업만을 고심하고 연구하고 밀어붙이는데, 늘 포부는 좋은데 과연 그런 영역에 덤벼들어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기업이 SK차이나 입니다.

이런 각 기업의 조건들을 두루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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