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같은 영화 들여다보기 2회
은교 (2012)
감독 정지우 / 출연 박해일 김무열 김고은
우리는 남앞에서 외롭다는 말을 하기 참 어렵다. 창피함 아니면 더 나아가 수치심?
"인간이라는 본디 외로운 존재"라는 이야기를 만든 이도 외로움을 느끼고 있음에 대한 핑계이자 위안일수 있나싶다.
박범신의 단편소설 "은교"가 사랑영화(?) 전문가 정지우 감독을 만났다. 전도연, 최민식의 "해피엔드"와 김정은 주연의 "사랑니"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은교의 이야기는 이렇다.
교과서에 자신의 시가 실리고, 국민시인이라는 칭호를 가진 노시인 "이적요"는 공대생 출신의 제자 "서지우"에게 자기가 집필한 소설을 제자의 데뷔작으로 선사한다. 그 데뷔작은 베스트셀러가 되고 스승덕에 서지우는 인기작가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 제자와 노시인의 일상에 갑자기 한마리 나비가 날아든다. 이름은 은교. 옆집 사는 여고생이다. 오뉴월 노시인의 저택 앞마당의 싱그러운 녹음과 부서지는 햇살, 그리고 여고생 은교. 노시인은 한동안 잊고 살았던 옛사랑과 청춘을 떠올린다.
그 노인과 소녀는 장구한 세월을 넘어 연민과 호기심 그리고 기억이라는 복잡 다단한 감정들에 휩싸여 서로에게 서서히 끌리게된다. 스승에 대한 존경에서 시작하여 이젠 삶의 모든게 되버린 스승 이적요. 그 노시인의 새로운 사랑을 눈치 챈 제자 서지우. 스승에 대한 목마른 사랑은 여고생에 대한 질투로, 더 나아가 스승에 대한 지독한 질투와 분노로 변모한다.
주인공 "은교" 김고은이 이슈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연기와 은교와의 환상적인 싱크로율은 일단 접어두더라도 데뷔작에서 그 파격적인 정사신을 이겨냈다(?)는 용기와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요새 충무로의 가장 핫한 배우인 "이적요"의 박해일이야 뭐 사십년 후의 얼굴과 몸을 얹고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필모그라피하나 구축하지 않았나싶다.
다만 어느정도 자연스러운 외모에 비해 젊은 성대를 가지고 늙은 목소리를 내려니 종종 감정이입에 방해가 되었던 부분은 안타깝다. 극이 절정으로 치닫고, 질투와 분노에 휩싸인 이적요의 제자 "서지우"와 이적요를 사랑하는 은교가 정사를 한다. 은교의 사랑의 대상이자, 또한 제자 서지우의 사랑의 대상인 노시인 이적요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젊은 둘의 격렬한 정사를 훔쳐본다. 수십년 자신과 함께한 낡은 책상에서 젊은 남녀의 정사를 훔쳐보는 노시인은 이윽고 자리를 피하고, 가쁜숨을 몰아쉬며 은교가 서지우에게 묻는다.
"여고생이 남자랑 자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 외로워서요.."
가질수 없는 사랑에 목마른 외로움. 노시인 이적요의 잃어버린 청춘,
여고생 은교의 넘어설수 없는 세월. 사람인지라 영원불변할수 없는 법.
누구는 떠나고 누구는 남을것이다.
떠나는 자도 외롭고 남는자도 외로울지니,
우리 서로 가질수 없는 것들에 대한 서러움과 아쉬움,
그리고 외로움은 영화 "은교"의 엔딩신에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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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제공
투팍미디어/투팍영상제작교실
대표 박동기(whiteclubman@gmail.com)